삼국지연의
조조가 정신없이 달아날 구멍을 찾고 있던 그때 남쪽에서 한 떼의 군사가 몰려왔다. 조조가 보니 하후돈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조조가 뒤로 물러났고 하후돈이 여포의 군사와 맞부딪쳤다. 그렇게 한 바탕 혈투가 벌어지던 와중에 하늘에서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렸다. 양군은 서로를 쥐어 뜯으며 진흙탕을 만들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는지 군사를 물리고 대치구도로 들어갔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조조는 영채로 돌아와 전위에게 큰 상을 내리고 영군도위로 삼았다.
한편, 여포는 영채로 돌아가서 진궁과 상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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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편지로 조조를 꾀어 죽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복양성 내에 전씨(田氏)라는 갑부가 있는데 거느린 노비가 무려 1천여 명이나 됩니다. 그를 시켜 조조에게 거짓으로 투항하게 하여 서로 내통하도록 꾸미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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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진궁은 은밀히 전씨를 불러 조조에게 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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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가 여양현으로 가 복양성은 비어 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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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가 미소를 지었으나 옆에 있던 유엽이 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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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는 지혜가 없는 인물이지만 진궁은 꾀가 많은 자이니 조금은 의심스럽습니다. 주공이 가시려면 군을 3패로 나누어 두 부대는 성 밖에서 매복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주공은 한 부대만 거느려 들어가십시오. 허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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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곧 군사들을 3패로 나누어 하후돈에게 왼쪽의 군사를, 조홍에게 오른쪽 군사를 맡겨 서로 매복하도록 지시한 다음 그 중 한 부대를 인솔하여 복양성으로 나아갔다. 정오 무렵에 복양성에 이른 조조의 군대를 여포군의 후성과 고순이 막아섰다. 전위가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곧장 달려갔고 한바탕의 난리가 벌어졌는데, 후성과 고순이 전위를 감당하지 못해 성안으로 달아나버렸다. 그때 여포군의 병졸차림을 한 사람이 조조의 진영으로 가 은밀히 밀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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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성문을 여는 즉시 ‘의’ 자 깃발로 신호를 보내겠다고 전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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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초경(밤 8시 전후)이 되어 조조군이 출전채비를 마치고 나서 얼마가 되지 않아 흰색 깃발이 성문 위에 내걸렸다.
조조는 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하후연, 이전, 악진, 전위 등을 뒤로 세우고 성안으로 앞서 들어갔다. 헌데 성안은 쥐죽은 듯 조용했고 사람이라곤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 말머리를 돌리려던 때에 사방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그리고 요란한 북소리가 울려퍼지며 동쪽에서 장료가, 서쪽에선 장패가 군사를 몰아 나와 조조군을 협공하기 시작했다.
북문으로 달아나려던 조조는 학맹과 조성이 군사를 이끌고 퇴로를 막아서자 크게 당황했다. 다시 남쪽으로 길을 돌렸지만 이번에는 고순과 후성이 나타났다. 그렇게 동서남북으로 포위된 조조군은 떡이 되도록 얻어터지고 있었다. 여포군을 막느라 정신이 없었던 전위가 화극을 휘두르다가 문득 돌아보니 조조가 보이질 않았다. 순간 당황하여 성안으로 다시 들어가다가 마침 달려 나오는 이전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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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은 어디 계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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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찾고 있는 중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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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성 밖으로 나가 군사를 끌고 오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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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가 다시 성안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달려보았지만 조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악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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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은 어디 계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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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묻고 싶은 말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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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조는 전위의 뒤를 따르다가 사방에서 적군이 몰려오자 북문으로 달렸다. 헌데 재수없게도 바로 눈앞에서 여포가 눈을 부라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조조의 간이 콩알만큼 작아졌다.
등줄기로 식은땀을 흘리던 조조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여포의 곁을 슬쩍 지나갔다. 다행히 위기를 모면하는가 싶었는데 여포가 말을 돌려 창으로 자신의 투구를 툭 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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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마! 조조 못 봤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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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빌어먹을 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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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가 대충 손가락으로 반대편을 가리키자 여포는 즉시 그 길로 내달렸다. 그제서야 조조는 한숨을 내쉬며 동족 성문으로 달려가다가 도중에 전위를 만났다.
전위는 조조를 발견하자 크게 기뻐하며 호위를 맡아서는 적군들을 사정없이 베어 길을 열었다. 가까스로 성문에 다다랐으나 바닥이 온통 불바다였다. 전위가 먼저 불기둥을 헤치며 앞장을 섰고 조조가 뒤를 따랐는데 한참을 타오르던 기둥이 쓰러지며 조조가 탄 말의 엉덩이를 내리쳤다. 말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땅바닥에 나뒹군 조조에게로 다시 활활 타오르는 장작들이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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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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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온몸이 불에 휩싸이려는찰나 전위가 마침 말을 몰고오던 하후연과 더불어 전신화상을 입은 조조를 구출하였다. 머리털과 수염이 온통 불에 타 몰골이 말이 아닌 조조는 그 길로 영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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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내가 미련곰탱이 같은 놈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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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불에 타다 만 수염을 쓸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 조조가 여포에게 속아 복양성에서 불에 타 죽을 뻔한 일화는 유명하다. 거기에 여포에게 사로잡힐 위기도 겪었는데, 사실 이때 복양성에 불을 지른 것은 진궁의 꾀가 아니라 조조군이었다고 ‘정사(正史)’ 에 기록되어 있다. 조조는 휘하를 시켜 복양성문에 불을 질러 일종의 배수진을 치고서 여포군과 싸우려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각오를 다졌다는 얘기인데, 하지만 전쟁이 생각대로 된다면 세상에서 패하는 군대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결과가 어찌되었든 불을 지른 의도까지는 좋았는데 당시 조조가 거느린 청주군이 여포의 막강한 기마대에게 마구 짓밟히면서 계획이 틀어졌던 것이다. 그만큼 여포군의 위력은 대단했고, 해서 진이 흐트러져 조조는 살기 위해 이리저리 내달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렸다. 또한 구사일생으로 여포군을 피해 달아나던 조조는 누이(樓異)라는 자의 도움을 받아 겨우 목숨을 건졌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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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면 배로 갚아주는 게 나의 철학! 한번 속아 주었으니 이제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야겠다. 바로 내가 불에 타 죽었다는 소문을 내도록 하라! 그러면 여포는 필시 군사를 몰아 공격해 올 것이니 그때, 나는 마릉산에 군사를 매복하고 있다가 여포가 반쯤 지나가면 그 중앙을 칠 것이다. 허면 제깟 놈이 무슨 수로 덤비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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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들은 조조의 계략에 감탄하며 즉시 상복 차림으로 초상을 준비해 조조가 죽었다는 거짓소문을 퍼뜨렸다. 이런 소식은 즉시 여포의 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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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가 불에 타 죽었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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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화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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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는 즉시 군사를 일으켜 조조의 영채를 향해 달려갔다. 한참을 달려 마릉산에 이르렀을 때 사방에서 북소리가 들리더니 매복해 있던 군사들이 나타나 좌우를 협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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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여포야! 내가 죽은 줄 알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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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는 갑자기 나타난 조조를 보고는 크게 놀랐다. 하지만 지금은 멍하니 조조의 면상을 보고 있을 틈이 없었다. 좌우에서 들이닥친 조조군이 자신의 군사를 마구잡이로 구타하는 것을 보고는 빠져나갈 길을 찾았다. 단신으로 방천화극을 휘두르며 겨우 포위를 뚫은 여포는 곧장 복양으로 달아났다.
성 안으로 들어간 여포는 이후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시간을 끌면서 지구전을 펼칠 요량이었는데 그 무렵 관동지방에는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인해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군량이 모자라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조조군이었다. 조조는 식량이 바닥나 군사들의 사기가 떨어지자 하는 수 없이 군사를 거느리고 견성으로 돌아갔다. 여포 또한 군사를 거느리고 산양으로 식량을 구하러 갔다. 이렇게 잠시 두 호걸의 싸움은 잠정 휴전에 들어갔다.
한편, 서주성에서 병을 치료하던 도겸이 미축과 진등을 불러 앞으로의 일을 상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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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조조가 군사를 물린 것은 연주땅을 여포가 습격했기 때문이옵니다. 지금 나라에 큰 흉년이 들어 싸움을 멈추었으나 내년 봄이 되면 필시 조조가 다시 서주로 쳐들어 올 것입니다. 태수께서 이미 두 번이나 서주 양도를 청하였으나 유비공은 거절하였습니다. 그때는 아직 태수께서 건강하셨기 때문이지요. 헌데 지금은 이토록 위중하시니 다시 유비공을 불러 서주의 일을 말씀해 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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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소패로 사람을 보내어 군사에 대해 상의할 일이 있으니 속히 와달라는 전갈을 보내었다. 유비는 관우와 장비를 거느리고 서주의 도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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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공을 부른 것은 다른 일이 아니라 이 늙은 몸이 이제 병세가 짙어 언제 세상을 등질지 모를 상황이기 때문이오. 부디 유비공은 나의 청을 거절하지 마시고 서주의 주인이 되어 주시오. 그리만 해주시면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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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수께서는 어찌하여 두 아드님께 자리를 물려주지 않으십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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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도 말했었지만 두 녀석 모두 어지러운 세상에서 백성들을 돌볼 마땅한 그릇이 아니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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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서주를 맡는 것은 저 혼자 힘으로는 무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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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귀공을 위해 좋은 인물을 천거할 것이니 그를 맞아 서주를 보살펴 주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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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은 유비가 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고 미축을 돌아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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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서주의 관리들은 앞으로 유비공을 성심껏 모시도록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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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겸은 말을 마치고나서 조용히 유비의 손을 잡고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도겸이 세상을 떠나자 서주의 관리들은 그 자리에서 엎드려 크게 통곡했다. 평소의 큰 인덕을 베풀어 그를 존경하던 서주의 모든 백성들이 거리로 나와 대성통곡을 하였고 미축은 서주의 관인을 들어 유비에게 바쳤다.
하지만 유비는 이를 받지 않으려고 몸을 피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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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까지 형님 모셔오면서 오늘처럼 답답한 적이 없었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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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께도 다 생각이 있으실 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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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유비의 처소에 서주의 백성들이 몰려와 통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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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사군께서 우리의 고을을 다스리지 않겠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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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이 몰려와 간청하고 장비가 투덜거리자 유비는 하는 수 없이 당분간만 서주를 맡는다는 조건을 걸고 관인을 받았다. 손건과 미축이 유비를 보좌하고 진등을 참모로 삼은 유비는 곧 소패에 주둔 중이던 군사를 서주로 불러들였다.
한편, 견성에서 군량 모으는 일에 열중해 있던 조조는 도겸이 죽은 후, 유비가 뒤를 이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가 막혔다. 조조의 코에서 피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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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쩌구 어째? 누가 뭘 받아? 내가 아비의 원수를 갚기도 전에 귀 큰 놈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서주를 꿀꺽한다는 것이 상식에 맞는 일이라 보느냐! 유비놈이 그렇게 나온다면 서주놈들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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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분을 이기지 못해 서주 쪽으로 삿대질을 하던 조조가 군사를 일으키려 하자 순욱이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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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고조황제께서는 하내를 평정하여 기초를 세웠기에 천하를 도모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연주땅은 옛 관중과 하내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요충지입니다. 만약 서주를 치기 위해 이곳에 군사를 주둔케하고 따로 떼어 나간다 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렵고 또 여포가 코 앞에 있는 마당에 자칫하면 이곳마저 빼앗기게 될 것이니 주공은 깊이 생각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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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유비놈을 저대로 서주의 주인이 되게 해줄 수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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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합니다. 순간의 화를 못 이겨 괜히 나갔다가 만약 서주를 공략하지 못하면 어찌하실 겁니까? 주공이 서주로 가면 여포는 반드시 군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이곳마저 잃으면 우린 진짜로 노숙자가 됩니다. 더구나 서주의 모든 백성들은 유비를 지극히 우러러 본다고 하니 주공이 군사를 몰아치면 죽을 각오로 싸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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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욱의 충고에도 조조는 서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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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흉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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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면 동쪽에 있는 진땅을 쳐서 군량을 마련하십시오. 지금 여남군과 영천군에는 아직 황건적의 잔당인 하의와 황소들이 설치고 있습니다. 그들을 쳐 양식을 빼앗아 군사를 조련하면 조정에서도 기뻐할 것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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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순욱의 말을 옳게 여겨 하후돈과 조인을 견성에 남겨두고 스스로 군사를 거느려 진땅으로 나아갔다. 이에 황건적의 잔당인 하의와 황소는 군사를 이끌고 양산에 나와 서로 대치했다. 조조가 나와서 살펴보니 행렬도 엉망이고 대오도 개판오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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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졸 가운데 ‘오합지졸’ 의 뜻을 모르는 자 있거든 앞으로 나와 저놈들을 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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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를 시켜 활을 쏘는 동시에 전위를 내보낸 조조에 맞서 하의는 부장을 내보냈다. 둘이 여러 차례 창을 겨루다가 전위의 한방에 몸이 꿰뚫린 부장은 말 아래로 떨어졌다. 조조가 즉시 군사를 몰아 황건적의 무리를 덮치니 하의는 크게 패하여 후퇴했다.
이튿날, 황소는 군사를 거느리고 나와 진을 둥그렇게 치는데 그 가운데서 장수 하나가 걸어 나왔다. 황건과 녹색 전포를 걸치고 쇠몽둥이를 든 장수는 조조의 진형을 바라보며 타격자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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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야! 나는 타율이 8할이 넘는 절천야차(截天夜叉) 하만(何曼)이란 강타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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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천야차’ 란 불교에 나오는 악한 야차 가운데서도 하늘을 끊는 재주를 가진 야차를 뜻한다. 자신의 무예를 과신한 하만의 허풍이었다.
조조의 진형에서 조홍이 뛰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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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웃기고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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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휘두르며 하만과 맞선 조홍은 50여 합을 싸우도록 승부가 나지 않자 일부러 패한 채 달아났다. 하만은 얼씨구나하면서 도루를 시도했는데 조홍이 갑자기 뒤로 돌아 하만을 견제사 해버렸다. 하만이 조홍의 속임수로 죽임을 당하고 이전이 기다렸다는 듯 말을 몰아 적진으로 돌진하여 황소를 덮쳐갔다. 황소는 순식간에 이전에게 목덜미를 잡혀 포로가 되었고 나머지 졸개들은 조조의 군사에게 대부분 참형을 당했다. 전세가 기운 하의는 기병 수백을 이끌고 달아나기에 바빴다.
한참을 도망가던 하의 앞에 한 무리의 군사가 나타났다. 키가 8척이고 생김새도 한주먹 할 것처럼 생긴 장수가 앞으로 나오더니 하의에게 버럭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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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을 묻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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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가 창을 들고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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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물어봤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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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나타난 이상한 산적에게 하의는 창을 한 번 휘둘러보기도 전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개 끌리듯 끌려온 하의는 산채(山寨)에 마련된 구치소에 수감되었고 그를 따르던 군사들도 모조리 사로잡혔다.
한편, 전위는 하의를 쫓아 말을 몰았건만 놈은 보이지 않고 웬 숭악하게 생긴 장수 하나가 인상을 팍팍 구기고 있자 대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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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관등성명은 어찌 되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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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졸개가 아닌데 왜 내가 대답해야 하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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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촌놈아! 이름이 촌스러운가 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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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놈들은 모조리 잡아 산채에 처박아 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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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얼른 갖다 바쳐야지 뭐 잘났다고 똥폼을 잡고 있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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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 싫다! 네놈은 처음부터 반말로 싸가지 없이 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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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는 크게 화를 내며 창을 거머쥐고는 장수에게 덤벼 들었다. 한참을 겨루어도 승부가 나지 않자 서로 합의에 의해 잠시 물러나 쉬기로 했다. 잠시 후,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장수가 나와 전위에게 싸움을 걸었다. 전위가 다시 상대하였지만 이번에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또다시 잠시 후, 3라운드가 시작되었다. 둘이 서로 난투전을 벌이고 있을 즈음, 병졸 하나가 조조에게 이 사실을 보고 했다. 조조는 놀라 휘하 장졸들을 거느리고 시합장으로 향했다.
조조가 보니 둘은 룰도 없이 서로의 머리를 물어뜯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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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승부에는 규칙이 수반되어야 진정한 감동이 나오는 법이거늘, 저들은 지금 아녀자의 싸움을 하고 있구나. 저래서야 어디 머리털이 금방 빠지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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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서로의 머리를 잡고 씨름하던 둘이 숨을 헐떡이며 라운드를 마치고 각자의 코너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시합을 재개하려는데 조조가 전위에게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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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장수가 달려들면 마구 약 올리면서 피해 다녀라. 한동안 상대를 하지 않으면 분명 열이 뻗칠 것이니 그때 뒤를 노려 머리를 움켜쥐면 능히 털을 모조리 뽑을 수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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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어찌보고 그런 치사한 방법을 쓰라는 말씀입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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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말이 많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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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가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나아가 눈을 부릅뜨며 거리를 유지했다. 허저는 전위가 주위를 빙글 돌기만 할뿐 선뜻 덤비지를 않자 손톱을 세우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전위는 노련한 발놀림을 보이며 좌우로 빠져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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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잡아 봐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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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바짝 오른 허저가 크게 화를 내며 달려들었지만 전위를 잡지는 못했다. 한참을 씩씩거리는데 어느 순간 전위가 등을 돌려 달아난다. 허저가 고함을 치며 말을 몰아 전위의 뒤를 쫓았다. 조조의 진영까지 다다른 허저는 화살이 빗발치듯 하자 말을 돌려 돌아갔다. 조조는 군사를 후퇴시킨 후 함정을 파고 주위로 군사를 매복시켰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전위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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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더니 또 덤비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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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는 대꾸도 않고 허저에게 창을 겨누었다. 둘이 몇 합을 겨루다가 전위가 다시 말머리를 돌려 달아났다. 이에 허저가 욕을 퍼부으며 뒤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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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치사한 오랑캐 같은 놈아! 승부는 내고 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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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저는 말에 박차를 가하여 전위의 말꼬리를 잡으려고 필사적으로 달렸다.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허저가 막 미소를 지었을 때,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말과 함께 구덩이 속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때를 노린 조조군이 사방에서 에워싸고는 허저를 결박하여 조조 앞으로 끌고 갔다. 분을 삭이지 못하고 콧김을 뿜던 허저가 진영으로 끌려오자 조조는 자리에서 나와 군사들을 꾸짖고는 허저의 결박을 풀어 극진히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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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공의 성함은 어찌 되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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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국 초현땅 사람으로 허저(許楮)라 합니다. 지난날에 황건적이 난리를 피우는 통에 가족들을 산속의 산채로 옮기고 적을 막고 있었소. 헌데 난데없이 밥벌레 같은 놈이 나타나 황건적을 넘기라 떼를 쓰기에 잠시 그 무례에 화가 나 덤볐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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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서있던 전위가 입술을 실룩거리며 허저를 째려보았다. 조조는 은근한 눈빛으로 허저를 유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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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명성을 들은 지가 오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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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저는 조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즉시 일가 친척 수백을 거느리고 투항했다. 조조는 허저에게 도위의 벼슬을 줌과 동시에 극진히 대접하였다. 그렇게 황건적의 무리들을 토벌하고 여남과 영천땅을 평정한 후 다시 본거로 돌아오니 조인과 하후돈이 조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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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연주성은 비어 있다시피 합니다. 설란과 이봉이 성을 나와 노략질을 일삼고 있으니 지금 군사를 몰아 나가면 연주성을 탈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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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즉시 군사를 돌려 연주성으로 나아갔다. 설란과 이봉은 갑작스럽게 조조의 군사가 들이닥치자 즉시 군사를 이끌고 맞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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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두 놈을 잡아 주공께 바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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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허락을 받은 허저가 냉큼 말을 몰아나갔다. 설란이 창을 휘두르며 맞섰지만 몇 번 창을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목이 잘렸다. 설란이 허무하게 죽고 이봉은 놀라 말을 돌려 연주성으로 달아나려 했는데 어느새 이전이 퇴로를 가로막고 서 있었다. 뒤가 막힌 이봉은 다시 말머리를 돌려 거야 땅으로 길을 돌렸지만 뒤쫓아오던 여건의 활에 맞아 그 자리에서 죽었다. 대장이 그 꼴이니 나머지 병졸들은 창칼을 버리고 달아나거나 조조에게 투항했다. 그렇게 조조는 다시 연주땅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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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세를 몰아 복양도 탈환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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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즉시 허저와 전위를 선봉으로 세우고 하후돈과 하후연을 좌군, 이전과 악진을 우군으로 삼았다. 그리고 자신은 중군을 거느려 복양땅으로 향했다.
얼마 후, 여포는 조조가 군사를 이끌고 오자 발끈하여 군사를 일으켰다. 헌데 옆에서 진궁이 나와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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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군사를 움직일 시기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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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다, 나는 천하무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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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는 군사를 거느리고 나와서 조조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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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한 조조, 불에 그을린 수염이 아주 예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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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의 옆에 있던 허저가 여포에게 달려 들었다. 서로 20여 합을 겨루었는데 허저가 수세에 몰렸다. 조조가 이를 보고 전위를 내보내 협공을 가했다. 하지만 여포의 일갈이 섞인 공격은 한층 거세어 조조의 두 장수가 진땀을 흘렸다. 보다 못한 조조군의 무장들이 일제히 달려나와 협공을 가했다. 왼쪽에선 하후돈과 하후연, 오른편에서는 이전과 악진이 여포에게 창을 휘둘렀다. 그렇게 몇 번을 엎치락 뒷치락하다가 사방으로 포위된 여포가 더는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즉시 적토마를 몰더니 복양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성문은 굳게 닫혀 열리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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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왔다! 성문을 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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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문 위에서는 화살만 쏟아져 내렸다. 성문 위 병사들이 고개를 빼꼼이 내밀어 혀를 낼름 거리더니 이내 숨어버렸다. 여포가 분통을 터뜨렸지만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다. 붉게 물든 얼굴로 성문을 걷어차던 여포가 함성에 놀라 뒤를 보았더니 어느새 조조의 군사들이 우루루 몰려오고 있었다. 여포는 급히 군사를 몰아 정도땅으로 달아났다. 그때, 성안에 있던 진궁은 사태가 위급하자 여포의 식솔들을 데리고 동문으로 빠져나와 도망갔다.
복양성에 입성한 조조에게 유엽이 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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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포란 놈은 살려 두어봐야 대기를 오염시킬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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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복양을 유엽에게 맡기고 군사를 몰아 정도땅으로 향했다.
그때 여포는 장막, 장초와 함께 정도성에 있었는데 식량을 구하러 간 고순과 장료, 장패, 후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조는 군사를 정도성에서 떨어진 곳에 주둔시키고는 며칠동안 분위기만 살피면서 주위에 무성하게 자란 보리를 베어 식량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즉시 여포의 귀에 들어갔다. 여포는 즉시 군사를 거느리고 조조에게 향했는데 그의 영채 옆으로 큰 숲이 우거져 있었다. 가끔씩 하늘거리며 먼지가 솟아오르니 꼭 복병이 있는 것 같았다. 해서 섣불리 덤비지를 못하고 다시 성으로 돌아갔다.
조조는 여포가 근처에까지 왔다가 되돌아 갔다는 보고를 받고는 장수들을 불러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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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숲 속의 복병을 의심하여 돌아간 것이다. 지금 즉시 숲 속에 정기를 꽂아두어 많은 수의 복병이 숨어있는 것처럼 꾸미도록 하라. 그리고 서쪽에 길게 늘어선 둑에 군사들을 매복하여 두면 내일 필시 여포가 숲속에 불을 지를 것이니 둑에 매복한 군사들이 뒤를 치면 여포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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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여포는 진궁과 고순에게 정도성을 맡긴 후, 스스로 군사를 몰아 나갔다. 얼마쯤 가니 조조의 영채가 보이고 그 옆으로 늘어선 숲에는 깃발이 잔뜩 꽂혀 있었다. 여포는 즉시 군사를 몰아 숲으로 가서는 사방으로 불을 질렀다. 그러나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적군은 보이질 않았다. 그제서야 여포는 말을 돌려 조조의 영채를 공격했는데 갑자기 북소리가 들리면서 사방에서 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후돈 · 하후연 · 허저 · 전위 · 이전 · 악진 등이 크게 소리치며 달려나오자 여포는 크게 놀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