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s.jpg우리는 온갖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그 정보들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의 경험 및 지식이 되며 그것을 통해 우리는 사고의 체계를 세워가고 스스로 가치관을 결정해 간다.

 

물론 여기서의 정보란 주위에서 듣고 보는 모든 것을 말한다. 그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이나 올바른 정보들을 선별하여 수용해 왔던 것일까?

 

수많은 정보들의 홍수 속에서 우리들의 삶은 진실로 자유로운 상태인 것일까? 특히나 매스미디어를 통한 대중문화와 같은 지속적이고도 반복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정보들이 거의 무제한적으로 방출되어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현 상황에서 우리들은 스스로의 사고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일까?

 

만약에 누군가가, 또는 어떤 조직이 그들의 거대한 힘을 이용,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보를 의도적으로 대중들에게 주입하고 있다면?

 

지금 범세계적으로 악마주의(Satanism)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록음악이나 영화 등의 대중예술을 통해 파고드는 악마주의는 쾌락과 자유라는 가면을 쓰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악마주의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바알(Baal) 신앙에서 유래하고 있으며, 그 악마주의자들의 피의 의식은 실제로 현재에도 세계 각처에서 행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조직적으로 대중예술을 이용하여 악마주의의 광범위한 확산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무서운 일이었다. 나는 이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 누군가는 경보를 울려야 했다.

 

이 소설에서 나는 모스(Moss)라는 가공의 거대 집단을 생각해 냈다. 또한 이 소설은 물론 픽션이다. 그러나…

 

본문 중에서 언급되는 <모스>의 잔혹한 의식을 어느 정도 선에서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해 나름대로 고심했다.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었으나 그들의 모든 행위를 그대로 옮길 수는 없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끔찍하고 난잡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넘긴다.

 

파괴 / Le Destruction

언제나 내 곁에는 악마가 우글거려 만져지지 않는 공기처럼 내 주위를 감돈다.
내가 놈을 삼킬 때면, 내 허파는 불타는 듯하고 죄 많은 끝없는 욕망으로 채워진다.

때때로 놈은 내가 예술을 몹시 사랑하는 줄 알고
가장 매혹적인 여인으로 변장하여
위선적인 그럴듯한 구실을 내세워
나의 입술을 더러운 미약에 맛들이게 한다.

놈은 이처럼 하나님의 시선이 닿지 않는
황량하고 깊은 권태의 허허벌판 한가운데로
지쳐서 헐떡이는 나를 이끌고 가서,

얼떨떨한 내 눈 속에 던져버린다.
낡은 옷가지들과 쩍 벌어진 상처들,
그리고 <파괴>의 피투성이 도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