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 회원 마시방 씨의 공개장 -


편집국장 귀하. 1679년 3월 17일.

1679년, 즉 루이 14세의 시대에, 파리에서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조그만 책 한 권이 발행되었습니다.

 

<에귀유 크뢰즈의 비밀>

모든 진상을 처음으로 폭로함. 궁중에 알리기 위해, 100권을 저자 스스로가 찍어 낸 것임.

이 3월 17일 오전 9시에, 이름 모를 젊은이 하나가, 자기가 썼다는 이 책을 궁중의 높은 양반들에게 돌려 주기 시작했습니다. 네 권을 돌렸을 때, 궁중의 한 근위 대위가 이 젊은이를 붙잡아서 국왕 앞으로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곧, 이미 나누어 준 그 네 권을 압수하고, 나머지 책도 모두 모아서, 국왕이 손수 불 속에 던져 버렸으나, 한 권만은 국왕의 것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그런 뒤에, 국왕은 이 젊은이를 생트마르그리트 섬의 감옥에 가두게 했습니다. 이 죄수야 말로, 그 유명한 「철가면」의 사나이였던 것입니다.

 

만약에 대위가, 국왕이 눈을 돌린 틈을 타서, 불 속에서 아직 불이 붙지 않은 한 권을 꺼내지 않았던들, 진실은 영원히 알려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 대위는 그로부터 여섯 달 후에, 가용에서 망트에 이르는 한 길에서 암살을 당했는데, 살인범은 그의 옷 속을 샅샅이 뒤졌으나, 오른쪽 호주머니 안에 있었던 보석은 빠뜨렸습니다.

 

이 보석은 나중에 발견되었는데, 매우 값비싼 다이아몬드였습니다.

 

대위의 서류 속에서, 손으로 적은 노트가 발견되었습니다. 불 속에서 꺼낸 책에 관해서는 아무 말이 없었으나, 그 책의 첫 부분을 간추려 써 놓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국가의 비밀에 관한 것으로, 대대로 국왕에게 전해 내려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비밀은 국왕들이 가지고 있었던 막대한 보물의 존재와 그 장소를 설명하고 있는 것인데, 이 보물은 해가 갈수록 줄곧 불어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114년 후 프랑스 혁명 때, 탕플의 탑 속에 갇혀 있었던 루이 16세는, 왕실을 감시하는 장교 한 사람을 은밀히 불러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의 조상 중에 내 조부님이신 루이 14세 대왕 밑에서 그누이 대위로 있던 분이 계시지 않은가?”

 

“예, 있습니다, 폐하.”

 

“그렇다면 그대를 믿을 수가… 그대를 믿을 수가…”

 

루이 16세는 망설였습니다. 그러자 장교가 이렇게 국왕의 말을 이었습니다.

 

“국왕을 배반하는 일은 없을지 모르겠다 그런 말씀이시죠? 그 점만은, 오 폐하!…”

 

“그렇다면, 내 말을 잘 듣게.”

 

국왕은 호주머니에서 한 권의 조그만 책을 꺼내어, 그 마지막 한 장을 찢었으나, 이내 생각을 바꾸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야, 베끼는 게 낫겠군…”

 

국왕은 네모진 종이에, 그 책장으로부터 점과 선과 숫자로 된 다섯 줄을 베껴 썼습니다. 그런 뒤에, 그 책장은 태워 버리고, 베껴 쓴 종이를 네 겹으로 접어, 붉은 봉납으로 봉하여 장교에게 주었습니다.

 

“내가 죽은 뒤에, 이것을 왕비에게 드리면서, ‘국왕으로부터 왕비와 왕자에게’ 라고 말해주게…”

 

“만약에 왕비께서 뭔지 모르신다면?”

 

“그럴 경우엔 이렇게 말해주게. ‘에귀유의 비밀에 관한 것입니다!’ 라고, 그렇게 말하면 아실 거야.”

 

루이 16세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책을 벽난로의 새빨갛게 일렁이는 불 속에 던져 버렸습니다.

 

루이 16세는 1973년 1월 21일에 단두대에 올랐습니다.

 

왕비 마리앙트와네트는 파리의 콩시에르즈리 감옥에 옮겨졌으므로, 장교는 국왕에게서 받은 분부를 수행하는 데 두 달이 걸렸습니다. 어쨌든 남 몰래 온갖 꾀를 다 써서, 어느 날 겨우 마리앙트와네트를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왕비만이 알아 듣도록 말했습니다.

 

“돌아가신 국왕 폐하로부터 왕비와 왕자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국왕에게서 받은 봉합 편지를 건네 주었습니다. 왕비는 간수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편지를 뜯어 보고, 그 알아볼 수 없는 다섯 줄의 글자를 보고 놀란 것 같았으나, 곧 알아챈 듯 했습니다. 왕비는 쓴웃음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장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이렇게 늦었는가?”

 

왕비는 망설였습니다. 이 위험한 쪽지를 어디에 감춘담? 마침내 왕비는 기도서를 열고, 그 종이 조각을 책의 가죽 표지와 그것을 싼 양피지의 사이에 끼워 넣고, 장교에게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이렇게 늦었나?”

 

어쩌면 이 종이 조각은 왕비의 목숨을 건져 주었을 지도 모르는데, 너무 늦게야 손에 들어왔다는 의사 표시인 것 같았습니다. 왜냐 하면, 왕비도 다음 10월에 단두대에 올라 죽어갔으니까요.

 

그런데 이 장교는,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서류 속에서, 루이 14세의 근위 대위였던 증조부가 적어 놓은 노트를 발견했습니다. 그 후부터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생각, 즉 모든 여가를 이용해서 이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밝혀 내자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모든 시대의 온갖 문서를 샅샅이 뒤져 본 결과, 에귀유에 관한 몇 가지의 사실을 찾아 냈습니다. 에컨대, 케사르 앞에 끌려 나왔을 때, 목숨을 살려 준 대가로 에귀유의 비밀을 밝혔다고 씌어 있고, 샤를르 3세와 북방 야만족의 두목 롤과의 사이에 맺은 조약에는, 롤을 가리켜 「에귀유의 비밀의 소유자」 라고 했으며, 노르망디 공작이자 영국 왕인 윌리엄 1세의 깃대 끝은 뾰족하고, 에귀유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쟌다르크는 에귀유의 비밀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르왕에서 사형을 받아야 했고, 앙리 4세는 때때로 ‘에귀유의 덕에 의해서’ 라고 말했고, 프랑스와 1세는 1520년에 르아브르의 시민들에게, '프랑스왕은 각 도시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비밀을 대대로 물려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모든 사실들은, 그 대위의 증손자인 이 장교가, 워털루 전투 때인 1815년에 써낸 책 속에 있는 것을 나는 오늘 발견한 것입니다. 이런 사실들을 나는 직접 확인하고 매우 놀랐는데, 이 책에는 또 그보다도 더 뚜렷한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워털루 전투 때, 나폴레옹의 장교였던 이 장교는, 어느 날 저녁, 자기의 말이 쓰러져서 어떤 성문을 두드렸더니, 늙은 기사가 나와서 그를 맞아들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늙은이와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크뢰즈의 냇가에 있는 이 성은 루이 14세가 지어서 이름을 붙인 것으로, 그의 특별한 명령에 따라서, 에귀유의 모양을 한 뾰족탑과 종루로 장식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성을 지은 것은 1680년이었습니다.

 

1680년이라면, 그 책이 발행되고 「철가면」이 투옥된 이듬해입니다. 이로써 모든 것이 뚜렷해졌습니다. 즉, 루이 14세는 나라의 비밀이 세상에 알려질 것을 미리 내다보고, 호기심 많은 사람들에게 이 비밀에 관한 그럴싸한 설명을 주기 위해, 이 성을 지어 그러한 이름을 붙여 놓았던 것입니다.

 

에귀유 크뢰즈? 그것은 뾰족탑이 서 있고, 크뢰즈의 냇가에 있는 국왕의 성이다'이로써 세상 사람들은 수수께끼가 풀렸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찾지 않았던 것입니다!

 

계획은 뜻대로 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200년도 더 지난 뒤에 보트를레 씨가 그 함정에 빠졌으니까요. 편집국장님, 그러기에 나는 이 편지를 쓰게 된 것입니다. 뤼팽이 안프레디라는 이름 아래, 발메라 씨로부터 크뢰즈 냇가에 있는 에귀유 성을 빌어, 거기에 두 사람을 가둬 놓은 것은, 장차 보트를레 씨의 수사가 틀림없이 성공하리라고 내다보아, 자기가 필요로 하는 평화를 얻으려는 목적에서, 루이 14세의 역사적인 함정을, 바로 보트를레 씨 앞에 파 놓았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다음과 같은, 반박의 여지 없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즉, 프랑스 왕의 마지막 후계자인 뤼팽은 그의 천재적인 두뇌로써, 알아 내기 힘든 문서의 뜻을 알아 내기에 이르러, 마침내 에귀유 크뢰즈에 관한 왕실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편지는 여기서 끝나고 있었다. 보트를레는 자기의 패배를 깨닫고 굴욕감을 참지 못하여, 신문을 두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의자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 해괴한 이야기에 흥분하여, 그의 주위에 몰려들었다. 그들은 그가 뭐라고 대답할 것인지, 어떻게 반박하고 나올 것인지, 가슴을 죄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발메라가 다정스럽게 그의 손을 풀고 머리를 들어 올렸다. 이지도르 보트를레는 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