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아침, 「그랑 주르날」 신문에는 들라트르 박사의 해괴한 납치 사건이 보도되었다. 그 기사의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어젯밤 10시에, 유명한 외과의 들라트르 박사가 부인과 딸을 데리고 코미디 프랑세즈에서 연극 구경을 하고 있을 때, 한 사나이가 두 부하를 거느리고 와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경찰서장 테자르라는 사람인데, 경찰국장님의 명령을 받고, 선생님을 모시러 왔습니다. 실은 경찰에서 무슨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인데, 아무도 몰래 일을 처리하려고 그러는 것이니, 꼭 좀 가셔서 도와 주셔야겠습니다. 연극이 끝나기 전에 보내 드리겠습니다.”

 

박사는 그를 따라갔으나, 연극이 끝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들라트르 부인은 걱정이 되어서 테자르 경찰서장을 찾아가 만나 본즉, 놀랍게도 남편을 데리고 간 사내는 가짜임이 밝혀 졌다. 참으로 해괴한 일이었지만, 이 사건은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그랑 주르날」 신문은 같은 날의 정오판에 다음과 같이 사건의 경과를 보도 했으니까 말이다.

 

오늘 아침 9시쯤, 들라트르 박사는 그의 병원으로 되돌아왔다. 기자가 병원으로 찾아갔을 때, 박사는 테자르 경찰서장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박사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들로부터 매우 정중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뿐입니다. 그 세 사나이는 무척 예의바른 사람이었으니까요.”

 

“몇 시간이나 걸렸습니까?”

 

“약 4시간입니다.”

 

“그런데 그 목적은요?”

 

“외과 수술을 해야 할 매우 위급한 환자가 하나 있었지요.”

 

“수술은 잘 됐습니까?”

 

“예, 하지만 그 뒤가 걱정입니다. 여기서라면 안심할 수 있지만, 그런데서… 그런 주막집 방에서… 살아난다는 건 기적이겠지요…”

 

“환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그건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맹세를 했을 뿐 아니라, 우리 병원을 위해 1만 프랑이란 돈까지 받았으니까요.”

 

박사와의 인터뷰는 이상과 같았는데, 경찰서장도 이보다 더 상세한 정보는 얻지 못했다. 따라서 사건의 진상을 알기란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이 알 수 없는 사건의 진상도, 전날 앙브뤼메지의 저택에서 일어난 사건과 관련지어 본다면, 현명한 사람에게는 짐작이 갔으리라. 사실 그 부상한 강도의 행방 불명과, 이 유명한 외과의의 납치 사건 사이에는 서로 꼭 들어맞는 점이 있다는 것은 명백했다. 게다가, 이 가정의 올바름은 수사에 의해서도 증명이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줄행랑을 놓은 가짜 운전사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니, 15킬로 미터쯤 떨어진 아르크의 숲까지 가서, 자전거를 도랑에 버린 뒤, 생 니콜라 마을에 가서 다음과 같은 전보를 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파리, 제 45국, A.L.N. 위독함, 수술 급함, 국도 14호로 의사 보내라.’

 

증거는 확실했다. 통지를 받은 파리의 공범자들은, 밤 10시에, 아르크의 숲을 따라 달리고 있는 국도 14호로 외과의를 보낸 것이다. 그 동안에 강도 일당은 불을 지르고, 그 틈을 타서 두목을 꺼내어 주막 집으로 옮겨 놓고, 오전 2시쯤 의사가 도착하자 수술을 했던 것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것은, 파리에서 특파된 형사부장 가니마르가, 폴랑팡 형사와 함께 14호 국도변을 수색한 결과, 간밤에 한 대의 자동차가 지나간 것으로도 뒷받침이 되었다. 또, 앙브뤼메지 저택의 샛문 바깥 길에서 디에프까지 가는 도로 위에서도 2킬로미터까지는 자동차의 바퀴 자국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가니마르 부장은 샛문의 자물쇠가 부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의사가 말한 주막집을 찾아 내는 일뿐이었다.

 

그것은 빈틈없고 노련한 가니마르 같은 형사에게는, 땅짚고 헤엄치기였다. 가니마르와 수사 반장은 주막이란 주막은 다 뒤져 보았다. 그러나 기대한 것과는 달리, 죽어가는 부상자의 행방은 통 알 수가 없었다. 가니마르는 악착스러웠다. 그는 일요일에 혼자서 수사를 할 셈으로, 토요일 저녁을 저택에서 묵으러 돌아왔다. 그런데 일요일 아침 순찰 돌던 경관이 간밤에 한 사나이가 샛문 바깥 길에서 어정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공범자 하나가 엿보러 돌아온 것일까? 두목은 아직도 수도원이나 그 부근을 떠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그 날 저녁, 가니마르는 폴랑팡 형사만 데리고 샛문 바깥에 숨어서 기다렸다. 그러자 12시가 되기 조금 전에, 한 사나이가 숲에서 나오더니,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3시간 동안이나 폐허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몸을 구부리기도 하고, 낡은 기둥에 올라가 보기도 하고, 때로는 오랫동안 가만히 서 있기도 했다. 그런 뒤에 샛문으로 다가와 다시 나가려고 했다. 가니마르는 그의 덜미를 낚아채고, 폴랑팡은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 그는 순순히 손목을 묶인 채 저택으로 끌려왔다. 그러나, 그는 무슨 말을 물어도 판사가 오기 전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대답할 뿐이었다.

 

월요일 아침 9시에 피욜 판사가 도착하자, 가니마르는 간밤의 일을 이야기하고서는 그 사나이를 데려오게 했다 그 사나이는 이지도르 보트를레였다.

 

“아니, 보트를레 군이 아닌가!”

 

판사는 그에게 손을 내밀면서, 정말 기쁜 듯이 외쳤다.

 

“이건 정말 놀랐는데! 우리의 아마추어 명탐정께서 여기에 오시다니… 형사부장, 소개하겠소, 장송 고등학교생 보트를레 군이요.”

가니마르는 적이 당황해 보였다. 보트를레는 그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는, 피욜 씨를 돌아보며 말했다.

 

“판사님, 보아하니 제게 관해 좋은 보고를 받으신 것 같은데요?”

 

“됐어! 첫째, 자네는 레이몽드 양이 봤다는 시간에 실제로 뵐에 있었어. 자네를 닮은 자가 누구인가는 곧 알게되겠지. 다음에 자네는 틀림없는 이지도르 보트를레로, 졸업반이고 성적이 우수한 모범생이라는 것도 알았네. 아버님이 시골에 사시기 때문에, 자네는 한 달에 한 번씩 외출하여, 보증인인 베르노 씨를 찾아보고 있는데, 그분도 자네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더군.”

 

“그렇다면…”

 

“그래서… 자네는 절대로 자유로운 몸이란 말일세. 다만 자네의 수사가 어떻게 됐는지, 그건 꼭 좀 말해 줘야겠네.”

 

가니마르는, 이런 대화를 시시하게 여기고 나가 버리려고 했다. 그러자 판사가 외쳤다.

 

“부장, 잠깐만. 당신은 여기 있어야 하오, 보트를레군의 말은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소. 내가 얻은 정보에 의하면, 보트를레군은 장송 고등학교 내에서 아무것도 놓치지 않는 관찰가라는 평판을 받고 있소. 당신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셜록 홈즈의 호적수라고들 말하고 있습디다.”

 

“정말인가요!” 하고, 가니마르는 빈정거리며 말했다.

 

“정말이고말고, 그이 동급생 하나가 내게 이렇게 써 보내왔소. ‘만약에 보트를레가 알고 있다고 하면, 곧이 들어야만 합니다. 그의 말은 진실을 정확히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면 안됩니다.’라고. 그러니 보트를레 군, 제발 그 진실을 정확히 말해 주게나.”

 

보트를레는 빙그레 웃으면서 대답했다.

 

“학생들의 농담을 가지고 뭘 그러십니까, 판사님. 실은 솔직히 말해서,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여러분께서 못 보신 점을 두세 가지쯤 발견했다고 해서, 제가 뭣을 알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으니까요.”

 

“예를 들면?”

 

“예컨대, 도둑의 목적입니다.”

 

“그래! 확실히 도둑의 목적을 알고 있단 말인가?”

 

“예. 이건 제가 맨 먼저 연구한 점인데, 그건 추리만하면 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