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맥브라이드는 복도를 걸어 내려가다가 간부 화장실로 들어갔다. 여러 날 동안의 여행과 고민, 수면부족으로 완전히 탈진한 느낌이었다.
그는 세면대 위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피로한 얼굴을 들여다보며 데브루가 마지막으로 던진 아리송한 말을 떠올렸다. 그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지? 송골매프로젝트는 그래도 먹혀들 것인가? 사우디의 그 거물 테러리스트가 과연 걸려들까? 그의 추종자들이 열흘 후 페샤와르에 나타날까? 그들의 전화 내용이 국가안보국의 도청장치에 포착될까?
이젠 너무 늦었다. 질리치는 두 번 다시 여행할 수 없다. 기껏해야 미국 법정과 경비가 가장 삼엄한 감옥 사이를 오갈 수 있을 뿐이다. 완전히 끝난 일이다.
그는 얼굴에 물을 여러 번 끼얹은 다음 거울 속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쉰여섯 살, 이제 곧 쉰일곱이 된다. 30년 경력, 12월 말에는 연금을 타게 된다.
봄이 오면, 그는 오래전 몰리에게 했던 약속을 실천할 생각이다. 그들의 아들과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들의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그는 자기 딸과 사위가 빨리 손자를 낳아주기를 바라고 있고, 녀석이 세상에 나오면 버르장머리가 하나도 없게 키울 작정이다. 손자를 기다리는 동안 몰리에게 약속한 대로 커다란 모터홈을 구입해 로키산맥을 보러 갈 것이다. 그는 몬태나 너머에서 아가미에 붉은 반점이 있는 거대한 송어를 잡아 올린 기억을 떠올렸다.
GS12에 새로 투입된 젊은 요원이 칸막이 안에서 나와 세면대에서 손을 씻기 시작했다. 같은 팀원이다.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맥브라이드는 종이타월을 뽑아 얼굴의 물기를 닦았다.
“케빈.”
젊은이가 말했다.
“왜.”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물어봐.”
“개인적인 건데.”
“그러면 대답 안 할 수도 있지.”
“왼쪽 팔뚝에 있는 그 문신 말이에요. 팬티를 내리고 웃고 있는 그 생쥐, 무슨 뜻이에요?”
맥브라이드는 여전히 거울을 보고 있었지만, 마음의 눈으로는 따뜻한 사이공 밤거리에서 맥주와 포도주로 고주망태가 되어 낄낄거리는 두 미군 병사를 보고 있었다. 하얀 페트로막스 램프 불빛 아래에서 중국인이 문신을 해주고 있었다. 이제 곧 헤어져야 할 두 젊은 미국인은 그 어떤 것으로도 끊을 수 없는 질긴 끈으로 엮어져 있었다. 몇 주일 전 그는 왼쪽 팔뚝에 미소 짓는 생쥐 문신이 있는 한 사내에 대한 얇은 파일을 보았다. 그 사내를 찾아내 죽이라는 명령이 그에게 떨어졌다.
그는 작은 손목시계를 다시 차고 소매를 끌어내렸다. 그러고는 날짜와 요일을 체크했다. 2001년 9월 10일이었다.
“얘기하자면 긴데.”
오소리가 말했다.
“그리고 오래전 먼 이국에서 있었던 일이야.”
끝
